근 1년만에 무침회 골목에 왔다
딱히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같이 활동을 하는 리더가
밥을 산다고 해서 따라 갔다
우리가 있는 곳이 꽤 유명한 무침회 골목에 가까이 있어
그쪽으로 향했다
무침회 골목에 들어가니 길 양쪽으로
식당들이 나란히 줄을 지어 서고 있었다
어느 집을 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우리들!
각 자 어느 집이 맛이 있냐고 물어봤지만
1년만에 오니 서로 모르겠단다!
맛은 다 비슷하니 이왕이면 깔끔한 집에 가자며
일행을 제촉했다
거리에서 버려지는 시간이 아까운 나였다
맞은편에 보이는 건물이 새하얀면서도
파란것이 한 눈에 들어왔다
맛은 거기서 거기야~
길을 건너 들어서니 예상대로 식당 안은 정비가 잘 되어 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푸른 잎이 무성한 식물들이
줄을 서고 있었고
홀을 바라보았더니 줄을 맞추어 테이블이 놓여져 있었다
원래 이 골목의 모든 식당들이
점심시간대에 오면 자리도 없을뿐더러
자리가 난도 해도 선택의 자유와 권리는 없다
식사가 끝나고 나가는 자리에 앉아야 하는게 바쁜 시간대의 룰이다
하지만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오후 늦은 시각이라 원하는 자리에 앉을수 있을 만큼
테이블은 여유가 많았다
창가 화분이 놓여진 곳으로 앉았다
푸근하게 보이는 아주머니가 무슨 메뉴를 정할지 먼저 제안을 했다
일행이 4명인지라 단독으로 주문할 수 없기에
메뉴가 정해지면 콜을 하겠다고 하고
우린 머리를 맞대고 고민 아닌 고민을 해야 했다
같이 간 일행중에 한 명이 지금 치아 때문에 여간 고생이 아니다
그를 배려해 우린 그나마 물렁난 오징어무침회를 주문했다
이 식당은 초고속이다
주문하자말자 바로 기본찬이 깔린다
제일 반가운 것은 재첩국이다
이 재첩국은 아무리 많이 줘도 다 먹을수 있을 만큼
좋아하기도 하지만 매운 무침회를 먹노라면 이 재첩국이
필수항목이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붉게 무쳐진 오징어회가 눈 앞에 등장했다
붉은 양념에 흰색의 삶겨진 오징어는 어느새 붉은 양념의
빛을 같이 하고 있었고 간간히 보이는 푸른빛의 미나리만이
푸르게 자기 색을 내고 있었다
앞 접시에 먹을만큼의 양을 덜어 오니 없던 식욕이 마구 솟는 기분이다
우선 한 젓가락을 크게 집어 입으로 가져다 보았다!
알던 맛이다!
그래서 반갑고 그래서 더 맛있는 걸까~
그야말로 폭풍흡입을 한다
들어오기전까지만 해도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
오징어무침회를 보는 순간
나의 배꼽시계는 울리지도 않았는데 울린것 같았고
침샘은 이미 분비를 마친 상태여서 그런가
마구마구 입 안으로 들어갔다
덜어 온 한 접시를 먹고 나서는 슬슬 매운기운이 올라온다
이젠 무침회를 먹는게 아니라
재첩국을 먹어야 하는, 아니 마셔할 할 시간이다
차마 체면이 있어 국 그릇을 들고 마시지는 않았지만
거의 마시는 수준까지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숟가락은 거의 재첩국 그릇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내 딴에는 허기가 진 모양이었다
들어올땐 배가 고프지 않았다고 부정했지만
오징어무침회 한 접시를 비우고 나서야
그제서야 눈이 떠지는 걸 보면 말이다
후후
아무도 모르게 새어 나오는 웃음을 웃었다
나 뿐만 아니라 동행한 일행도
무침회를 다 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걸까?
아무말도 없이 음식에만 집중한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아무것도 아닌 일에 괜히 겸연쩍었던 자신을 발견하고는
또 다시 오징어무침회에 집중을 한다
하얀 살이었던 오징어가 빨간 양념속에 그렇게 자신의 색을 잃어도
씹어보니 오징어 본연의 맛은 변함이 없다
사람도 이와 같을수 있어야 하는데....
맛은 다 같지가 않지
무침회를 몇번 먹은 적이 있었지만 이 식당은 처음이다
식당마다 맛의 차이가 아주 조금 나는 것 같다
이제껏 먹어봤던 식당과도 또 다른 차별성을 갖는다
이 식당은 무침회의 양념이 다른 곳보다 더 진한 대신
달콤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달콤하지 않아서 본연의 무침회 맛을
더욱 낼수 있는것 같기도 했다
보통의 식당은 매콤달콤인데 이 집은 달콤이 빠졌다
그런데도 어색함이 없다
그렇게 맛을 내는게 40년전통의 맥을 이어 온 이유였으리라~
리더가 계산을 할때 잠시 걸린 상장들을 봤다
놀라웠다!
각종 훈장증에 대통령상, 시장상, 구청상을 받았던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우리는 모르고 들어갔는데 지역에서 봉사심이 꽤나 강한 인물이
경영하는 식당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상장들을 보니 또 선입견이 생긴다
맛은 거기서 거기가 아니었다!!!
맛집은 달라~ 맛이 다 같지가 않지! 하면서 말이다.
푸른회식당
대구시 서구 달구벌대로 375길 14-1
053-552-5040
'맛집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도 애월 부가네농장 현지 농원 갓 따온 황금향 (0) | 2022.03.29 |
---|---|
수성구 장어 배달맛집 오히츠 (1) | 2022.03.28 |
별다방에서 별같은 이야기를 나누다 (0) | 2022.01.10 |
바다의 땅 통영, 한국의 나폴리를 여행하며... (0) | 2022.01.05 |
제주 애월 해안로 카페 뷰맛집 (0) | 2022.01.04 |